[오교수의 AI 리더십] 자신만의 롤모델을 만들고 철저히 모방하라

혁신과 모방을 융합한 창조적 모방이 디지털 시대의 성공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에 집착하기보다는 고객 니즈를 파악하고 기존 성공 사례를 창의적으로 모방, 변형하는 것이 디지털 혁신의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한국코칭신문 승인 2024.04.07 20:24 | 최종 수정 2024.04.15 11:25 의견 0

영국의 짐보관 스타트업 "City Stasher"

“그까짓 짐 좀 들고 다니면 어때? 젊은 호기로 내뱉은 한마디가 배낭여행 내내 끔찍한 상황을 만들지 몰랐다.”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를 모델로 창업한 짐보관 스타트업 창업자 맷 마예브스키(Matthew Majewski)의 말이다.

그는 친구와 배낭여행을 갔을 때를 떠올렸다. 당시 숙박시설의 체크아웃은 오전 10시였고, 비행기 시간은 저녁 11시 였는데, 여행비를 아끼기 위해 짐을 들고 비행기 출발 시간까지 시내 여행을 했던 것이다. 한여름 더운 날씨에 내 몸무게에 버금가는 트렁크를 갖고 지하철 계단을 오르내리던 기억은 두 번다시 하기 싫다고 말한다.

이 이야기는 바로 트렁크보관소의 에어비앤비가 되겠다는 스타트업 시티스테이셔(CityStasher)의 창업스토리이다. 누구나 한번쯤 유럽 배낭여행을 경험해 본적이 있다. 흔이들 여행중에 겪는 불편함은 숙박하는 곳의 체크아웃과 다음 여행지로 이동하기 위한 기차나 비행기의 스케줄이 맞지 않는 경우이다. 저렴한 지하철 코인락은 분실의 위험이 도사리고, 정식 짐보관 서비스는 맡길 공간이 없거나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종 무거운 짐을 들고 짜투리 시간에 여행을 강행하곤 했다. 이들의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 시티스테이셔 창업자들은 에어비앤비의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해 보기로 한 것이다. 바로 창조적 모방(Immovation)이었다.

에어비앤비라는 검증된 비즈니스모델은 그대로 가지고 와서 짐보관 서비스라는 내것으로 변형해 런칭한 것이다. 비즈니스 모델은 간단했다. 에어비앤비가 남은 방을 여행객들에게 빌려준 것처럼 시티스테이셔는 남은 공간에 짐을 보관해주기로 했다. 주요 여행지 곳곳의 미용실, 카페, 신문가판대 등과 같은 소규모 매장이나 호텔의 남은 공간에 짐을 맡기고 주변을 여행할 수 있도록 연결해 준 것이다. 절차 역시 간단했다. 에어비앤비처럼 모바일 앱을 통해 여행지와 가까운 위치의 매장을 선택하고 고객정보, 맡길 가방수, 시간을 입력하고 결제를 한다. 예약 메시지를 받으면 해당 매장에 가서 확인서와 신분증을 제시하고 짐을 맡기면 된다. 그리고 트렁크에 위치추적용 보안태그를 붙이는 것이다. 여행이 끝나면 매장에서 트렁크 번호를 제시하고 짐을 찾아가면 끝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해당 매장에 대한 평가를 입력하는 것이다.

시티스테이셔는 타겟층도 창조적 모방을 통해 에어비앤비를 이용하고 저가 비행티켓을 구입하는 20~30대 젊은 이들로 했다. 여행비가 넉넉하지 못한 젊은 이들은 비싼 호텔보다 에어비앤비를 선호한다. 또한 저가 비행기는 주로 밤늦게 혹은 새벽에 운행하기 때문에 도시 간 이동시간의 갭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에어비앤비는 숙박기간 외에는 짐을 맡겨주는 않아서 늘 짐을 들고 남은 시간을 보내야 했던 것이다. 매장의 선정도 까다롭게 진행했다. 짐보관 서비스의 핵심은 안전한 보관에 있기 때문에 내부에 CCTV가 있는지, 잠금장치가 갖춰져 있는지 확인했고, 만약 짐을 분실할 경우 최대 750파운드까지 보상한다는 계약조항도 넣었다. 만약 호스트 평점에서 미달이 되면 호스트 자격을 과감히 박탈하여 소비자들과 신뢰를 쌓아 나갔다.

시티스테이셔는 에어비앤비의 차별화 정책을 그대로 자신들의 짐보관 서비스에 적용한 것이다.

첫째, 교통 요지만 골라 저렴하게 짐보관 서비스를 했다. 대부분 이른 아침에 오픈하고 늦게 닫기 때문에 시간의 제약도 없앴다.

둘째, 기존의 수하물 보관소보다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했다. 24시간 기준 일반 수하물 보관소가 12.5파운드 였다면 시티스테이셔는 6파운드에 가격을 책정한 것이다.

셋째 짐을 보관해주는 호스트들에게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홍보를 하였는데, 실제 여행객들의 75% 이상이 짐을 맡긴 상점에서 돈을 썼다고 한다. 이를 통해 지역의 소규모 상점들은 홍보와 매출을 동시에 얻을 수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도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이렇듯 디지털 시대 혁신은 중요하다. 하지만 모방 역시 혁신만큼 중요한 성공 요인이 된다. 현명한 기업은 혁신(Innovation)과 모방(Imitation)을 융합한 창조적 모방(imovation)을 추구한다. 즉, 다른 분야에서 입증된 아이디어와 고객의 니즈를 결합시켜 성공하는 것이다.

오상진교수는 프로그램 개발자 출신의 경영학자이다.

그는 통계학을 전공한 뒤 1997년 삼성SDS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그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디지털이라는 개념이 모호한 2000년대 초반 삼성미술관에서 디지털 콘텐츠개발을 했으며,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삼성그룹의 HR전문가로 성장해 갔다. 이후 제일기획에서 창의, 혁신의 분야에 매진하며 창의적 인재의 육성과 창의적 조직에 대한 전문 역량을 키워 나갔다. 약 19년간의 조직생활을 마감하고 지금은 국내 최초 경영전문대학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의 경영학과 교수를 거처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인적자원경영 MBA과정 주임교수로 있으며 다양한 강의와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현재 그는 해군발전자문위원회 HR혁신분과위원과 재단법인 한국스마트농업연구원 이사이자 교육 및 인큐베이팅 센터장을 겸하고 있다.

그의 이력은 독특하다. 통계학 전공을 기반으로 학교에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삼성그룹에서의 HR전문역량을 바탕으로 기업의 리더와 조직구성원에게 필요한 역량에 관심이 많다. 제일기획에서의 창의, 혁신과 디지털 경험은 최근 기업에 화두인 AI와 블록체인 기술을 경영학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기업에 컨설팅과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경영학자로서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조금 특별하다. 데이터와 기술을 기반으로 분석적 사고를 하고 있지만, 동시에 사람을 중심으로한 직관적 사고를 즐겨한다. 지금까지 그의 저서로는 “아웃오브박스”,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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