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교수의 AI 리더십] 내가 한 일의 대부분은 남이 한 일을 모방한 것이었다.

“창조적 모방가(Imovator)”란 “모방가(Imitator)”와 “혁신가(Innovator)”의 합성어로 뷰카시대 점진적 혁신의 대명사로 떠오르고 있고, 지금도 세계 최고의 기업 기업들이 창조적 모방을 통해 혁신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코칭신문 승인 2024.04.10 21:26 | 최종 수정 2024.04.15 11:26 의견 0

출처 : 월마트

“내가 한 일의 대부분은 남이 한 일을 모방한 것이었다.”

이 말은 세계적인 소매업체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튼”이 자신의 자서전에서 한 말이다. “카피캣”의 저자인 오데드 센카(Oded Shenkar)는 그의 저서에서 월마트는 최고의 “창조적 모방가(Imovator)”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유럽 최대의 유통업체인 까르프(Carrefour)가 브라질에 설립한 마트를 모방해 백화점과 슈퍼마켓을 결합한 하이퍼 마켓을 오픈했다는 것이다.

당시 하이퍼마켓은 식료품과 공산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동시에 구입할 수 있는 획기적인 리테일 매장이었다. 하지만 월마트는 단순히 베끼기로 성공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저비용 원가구조를 바탕으로 하여 타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의 욕구를 실현시킨 것이다.

이렇게 차별화된 기능과 저비용 원가 구조를 이룩할 수 있는 핵심 성공 요소는 월마트의 독자적인 물류 시스템 “크로스도킹(Cross Docking) 덕분이다. 재고를 최소한으로 하면서 계속적으로 물건을 재 보충해는 방식으로, 물건이 운반되어 창고에 공급되면, 창고에 도착한 상품은 분류되어 재포장되고 재고로 보관되지 않고 점포로 바로 배송되도록 만든 것이다. 이 시스템의 구축으로 상품이 창고에 머무르는 시간이 극히 짧아졌다. 상품을 한 적하장에서 다른 적하장으로 옮기는 데 최대 48시간 이상은 소요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각각의 상품들은 3가지 형태로 분류하여 시간관리를 하고 있는데, Fast moving item의 경우 즉시배송, Distributed item의 경우 24시간 내 공급, Staple item의 경우 48시간 내 공급의 원칙을 세워두고 있다. 할인점의 특성상 대량 구매를 해야 하는 월마트는 크로스도킹을 이용해 늘 발생하는 재고 및 취급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이는, 취급 상품의 85% 가량을 그들의 배송 센터를 거쳐 유통시키는 방법을 통해 업계 평균보다 2∼3% 낮은 원가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 뿐만이 아니였다. 디지털 기술과 통신기술의 발전을 예상하고 POS(Point Of Sale System)시스템과 위성통신 인프라 구축에도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또한 바코트와 슬롯 스캐너를 도입하면서 고객의 대기시간을 단축시키는 인간 중심적 현장 중심 경영철학을 만들어 나갔던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승승장구 하던 월마트에도 위기가 찾아오게 된다. 바로 이커머스의 공룡 아마존의 등장이다. 1994년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은 원클릭쇼핑, 맞춤형 제품추천, 제품 평가 및 후기 시스템 등 독보적인 온라인 쇼핑체제를 구축했다. 이로 인해 많은 오프라인 기업들이 무너저 갔는데 유아용품 전문 쇼핑몰 다이퍼닷컴의 운영사 쿼드시(Quidsi), 미국최대 컴퓨터 유통체인 컴퓨유에스에이(CompUSA), 세계 최대 장난감 업체 토이저러스 등이 대표적인다. 오죽하면 아마존이 다른 업종을 먹어치운다는 뜻의 ”아마존드(Amazoned)“라는 신조어 까지 생겼을까?

아마존은 온라인을 장악하고 나서 오프라인으로 눈을 돌렸다. 바로 월마트로 상징되는 시장이었다. 2017년 유기농 식료품체인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의 인수는 아마존 역사상 최대규모였다. 그만큼 오프라인 시장의 열망이 가득한 의사결정이었다. 연이어 2018년 저스트워크아웃쇼핑(Just Work out Shopping)이라는 신개념의 무인편의점 ”아마존고“를 오픈했고, 백화점 개장을 선언한 것이다. 결국 우려했던 일은 벌어지고 말았다. 2022년 5월 아마존이 월마트를 제치고 미국 리테일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그러자 월마트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창조적 모방가의 상징인 만큼 이번엔 아마존이 잘하고 있는 영역을 모방하기 시작한 것이다. 2017년 아마존이 홀푸드마켓을 인수하자 회사설립 48년 만에 사명을 바꾸었다. ”월마트스토어“에서 스토어를 빼고 ”월마트“로 바꾸며 디지털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비전을 발표한 것이다. 우선 단순한 모방이 아닌 자신들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 창조적 모방을 시작했다. 미국에만 5,000여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월마트는 넓은 주차장과 매장을 온라인 주문 픽업용 키오스크로 활용한 것이다. 고객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물품을 고객차에 실어주는 ”커브사이드 픽업“, 온라인 구매 물품을 2시간 안에 배송해주는 ”익스프레스 딜리버리“등을 런칭한 것이다. 디지털로 전환했지만 아마존이 절대 따라할 수 없는 월마트만의 디지털 전략을 사용한 것이다. 월마트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제트닷컴, 플립카트 등 전자상거래 업체를 그대로 인수하며 아마존을 모방했고, 아마존의 멤버십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을 그대로 본따 ‘월마트 플러스’를 출시했다. 또한 아마존의 독보적인 영역인 자율주행, 드론, 로봇 배송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공중에 떠다니는 물류창고, 자율주행 스마트 카트 등의 특허도 확보하면서 아마존과 한판 승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존, 월마트에 완패! 2023년은?“ 한 신문의 머리기사가 결과를 말해주고 있다. 2022년 1년간 월마트는 주가도 훨씬 높았고,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도 아마존이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아마존을 모방한 월마트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디지털로 전환을 하면서 아마존의 ”아마존프라임“의 멤버십을 그대로 모방해 ”월마트플러스“를 만들었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모든 제도와 방식은 동일한데, 월마트만의 차별화된 전략 옴니채널을 창조적 모방으로 적용시킨 것이다. 옴니채널이란 소비자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어떤 채널이든 자유롭게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쇼핑 환경을 말한다. 즉, 미국 전역에 5,200개가 넘는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매장을 넘나들며 쇼핑과 배송을 연결시켜 준 것이다. 월마트는 단순한 모방을 넘어서 점진적 혁신을 했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것이다.

바로 “창조적 모방가(Imovator)”였다. “모방가(Imitator)”와 “혁신가(Innovator)”의 합성어인 “창조적 모방가(Imovator)”는 점진적 혁신의 대명사로 떠오르고 있고, 지금도 세계 최고의 기업 월마트가 창조적 모방을 통해 혁신을 보여주고 있다.


오상진교수는 프로그램 개발자 출신의 경영학자이다.

그는 통계학을 전공한 뒤 1997년 삼성SDS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그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디지털이라는 개념이 모호한 2000년대 초반 삼성미술관에서 디지털 콘텐츠개발을 했으며,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삼성그룹의 HR전문가로 성장해 갔다. 이후 제일기획에서 창의, 혁신의 분야에 매진하며 창의적 인재의 육성과 창의적 조직에 대한 전문 역량을 키워 나갔다. 약 19년간의 조직생활을 마감하고 지금은 국내 최초 경영전문대학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의 경영학과 교수를 거처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인적자원경영 MBA과정 주임교수로 있으며 다양한 강의와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현재 그는 해군발전자문위원회 HR혁신분과위원과 재단법인 한국스마트농업연구원 이사이자 교육 및 인큐베이팅 센터장을 겸하고 있다.

그의 이력은 독특하다. 통계학 전공을 기반으로 학교에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삼성그룹에서의 HR전문역량을 바탕으로 기업의 리더와 조직구성원에게 필요한 역량에 관심이 많다. 제일기획에서의 창의, 혁신과 디지털 경험은 최근 기업에 화두인 AI와 블록체인 기술을 경영학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기업에 컨설팅과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경영학자로서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조금 특별하다. 데이터와 기술을 기반으로 분석적 사고를 하고 있지만, 동시에 사람을 중심으로한 직관적 사고를 즐겨한다. 지금까지 그의 저서로는 “아웃오브박스”,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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