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교수의 AI 리더십] 성공 공식을 깨고 창조적 파괴자가 되라

한국코칭신문 승인 2024.05.10 16:35 의견 0

출처 : 한국야쿠르트

“쿠팡맨 위협하는 아줌마들 전동카트로 배송 100만건”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바로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야쿠르트 아줌마의 활약상이다. 전통적인 발효유 제조기업으로 시작한 야쿠르트에게 무슨일이 벌어진 걸까? 한국 야쿠르트의 시작은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윤덕병 창업주는 한국야쿠르트를 창업하고 1971년부터 일본 야쿠르트 주식회사와 기술제휴로 유산균을 배양시킨 탈지분유 음료 야쿠르트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1971년 당시 하루 2만개가 판매된 것을 시작으로 1990년대 하루에 800만병에 팔려나가는 인기상품이 되었다. 현재 단일 브랜드 사상 최대 판매기록인 총판매량 470억병을 돌파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성공의 중심에는 한국야쿠르트 방문판매원 일명 야쿠르트 아줌마가 있었다. 지금은 장남감같은 전동차를 타고 전국을 누비는 이들 역시 1971년에 시작되었다. 가정주부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 여성판매원을 모집하면서 47명으로 시작하였는데 당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는 여성이 가질 수 있는 흔치 않은 안정적 일자리여서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왜 한국야쿠르트는 방문판매의 마케팅을 도입한 것일까? 이유는 명료하다. 당시 최고의 마케팅 전략으로 많은 기업들이 도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활약은 실로 대단했다고 한다. 좁은 동네에서 오래 활동하다 보니 다양한 인맥을 구축하고 정보통의 역할도 했으며, 심지어 보안이 철저한 회사 사무실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다. 1994년 철도 총파업사태 당시 파업자들이 명동성당을 점거하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었는데 이곳을 드나들 수 있는 유일한 외부인은 야쿠르트 아줌마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시작한 이들의 행보는 2014년까지 44년동안 손수레를 끌고 다니며 방문판매를 이어갔다. 그런데 2015년 이들에게 엄청난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지금까지 끌고 다니던 손수레를 없애고 전동차로 교체를 시작한 것이었다. 2016년에는 야쿠르트 아줌마찾기라는 앱이 등장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었고, 전동차에 카드결제 단말기가 도입되어 언제 어디서나 쉽게 결제도 가능하게 된 것이다. 야쿠르트의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야쿠르트 아줌마라는 방문판매 조직을 활용하여 플랫폼회사로 변신을 시작한 것이다. 취급하는 물품도 자신들이 제조하는 유산균음료에 국한하지 않았다.

2017년 첫선을 보인 온라인 신선식품 쇼핑몰 하이프레시는 커피, 디저트, 야채과일, 헬스푸드, 주문 후 요리 등 제품군을 200여종으로 확대한 것이다. 본죽, 종가집, 농협안심한돈, 팜투베이비 등 국내 대표 식품 브랜드와 손잡고 인기제품도 선보였다. 2019년에는 MZ세대 중심으로 인터넷사이트가 아닌 스마트폰 모바일로 주문량이 많아지면서 모바일 신선마켓 프레딧으로 플랫폼을 변경하였다. 그리고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유기농, 친환경 상품부터 비건, 펫 상품까지 그 영역을 확장해 나간 것이다.

서울 일부 지역에 한정하여 저녁배송 서비스 “하이프레시 고”도 시작했다. 저녁 시간인 18시부터 23시까지 운영되는 이 서비스는 저녁식사 준비가 힘든 1인가구나 맞벌이 부부를 대상으로 런칭된 서비스다. 야쿠르트는 자신들의 강점을 국내 유일 콜드체인 배송서비스를 하는 유통회사라고 말한다. 2021년 출시된 전동카 코코 3.0은 적재용량 증가, 충돌방지시스템, 무인판매지원, 공공와이파이 탑재 등 다양한 기능들을 탑재했다고 한다.

이들의 경쟁력은 아이러니 하게 방문판매 조직으로 시작한 야쿠르트 아줌마에게 있었다. 고객요구 빠른대응, 냉장배송, 쓰레기 폐기물 감소 등으로 경쟁력 갖춘 '프레딧 배송서비스'의 핵심이 야쿠르트 아줌마이기 때문이다. 현재 약 11,000명 정도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고객과의 쌍방향 소통을 통해 배송시간 조정, 반품 등 고객 요청사항에 대해 다른 배송업체들보다 훨씬 기민하게 대응한다. 냉장 배송이 가능하다는 점도 야쿠르트 물류서비스의 경쟁력이다. 유통과정 전반에 전동카 코코의 콜드체인 시스템을 적용하기 때문에 과일, 도시락, 샐러드와 같이 취급이 까다로운 제품 배송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 배송업체들의 가장 큰 난제인 스티로폼 등 포장 폐기물 배출도 해결되었다. 냉장 카트에 신선식품을 담아 고객에게 직접 전달하거나 문 앞까지 배송하기 때문이다. 이를 방증하듯 최근 7개월만에 전통카트를 통해 배송하는 면도기, 화장품, 밀키트, 커피원두 등 배송량이 100만건을 넘어섰다고 한다.

그렇다면 야쿠르트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의 힘이었다. 전통 유산균 제조기업을 파괴하고 디지털시대 플랫폼 기업으로 확장한 것. 기존 전통적 방문판매 조직에 디지털 디바이스를 도입하여 국내최초 콜드체인 신선식품체계를 구축한 것은 대표적인 창조적 파괴의 성공사례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야쿠르트는 또 한번의 창조적 파괴를 꾀하고 있다. 바로 배달대형 플랫폼 “부릉”사를 운영하는 메쉬코리아를 인수한 것이다. 신선식품 배송으로 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지만 적재량의 한계를 가지고 있었던 야쿠르트 아줌마와 시너지를 내기 위한 초석으로 보여진다.


오상진교수는 프로그램 개발자 출신의 경영학자이다.

그는 통계학을 전공한 뒤 1997년 삼성SDS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그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디지털이라는 개념이 모호한 2000년대 초반 삼성미술관에서 디지털 콘텐츠개발을 했으며,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삼성그룹의 HR전문가로 성장해 갔다. 이후 제일기획에서 창의, 혁신의 분야에 매진하며 창의적 인재의 육성과 창의적 조직에 대한 전문 역량을 키워 나갔다. 약 19년간의 조직생활을 마감하고 지금은 국내 최초 경영전문대학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의 경영학과 교수를 거처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인적자원경영 MBA과정 주임교수로 있으며 다양한 강의와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현재 그는 해군발전자문위원회 HR혁신분과위원과 재단법인 한국스마트농업연구원 이사이자 교육 및 인큐베이팅 센터장을 겸하고 있다.

그의 이력은 독특하다. 통계학 전공을 기반으로 학교에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삼성그룹에서의 HR전문역량을 바탕으로 기업의 리더와 조직구성원에게 필요한 역량에 관심이 많다. 제일기획에서의 창의, 혁신과 디지털 경험은 최근 기업에 화두인 AI와 블록체인 기술을 경영학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기업에 컨설팅과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경영학자로서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조금 특별하다. 데이터와 기술을 기반으로 분석적 사고를 하고 있지만, 동시에 사람을 중심으로한 직관적 사고를 즐겨한다. 지금까지 그의 저서로는 “아웃오브박스”,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등이 있다.

저작권자 ⓒ 한국코칭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