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숙 코치의 3세대 코칭TV] 늘 같은 옷을 입는 마크 저커버그, ‘조해리의 창’, 그리고 피드백의 중요성

한국코칭신문 승인 2024.07.08 15:31 의견 0

늘 같은 옷을 입는 사람 하면 누가 떠오르나요?

페이스북(현 메타)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까지, 이들은 늘 비슷한 옷을 입었거나 지금도 입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들이 같은 옷을 입는 이유를 심리학 개념인 ‘조해리의 창(Johari Window)’과 연결해서 피드백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2007년, 스티브 잡스는 검은색 터틀넥, 청바지, 운동화를 입고 등장해 아이폰이라는 걸 세계에 알렸지요. 아마 많은 분들이 그 장면을 기억하거나 보셨을 겁니다. 잡스는 그 이후로도 늘 같은 옷차림을 했는데요, 마크 저커버그는 잡스의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아서 자신의 스타일을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인지 저커버그의 옷차림이 잡스와 비슷합니다. 빌 게이츠는 이 둘보다는 자유롭게 입는 편이지만, 브이넥 티셔츠를 즐겨 입습니다.

재미있게도 이들은 2011년 남성 패션잡지에서 워스트 드레서 1, 2, 3위에 나란히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이들은 왜 이렇게 같은 옷을 입을까요? 잡스는 ‘애플의 제품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이었다고 밝혔고, 저커버그도 “일상 생활의 에너지를 아껴 자신이 정말 해야 하는 중요한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성과를 잘 내기 위해 같은 옷을 입자는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건 아니구요, 저는 이들의 이야기에서 에너지를 집중시키기 위해서라는 말이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가 가진 에너지를 집중시켰을 때 더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건 당연한 일일 겁니다.

이제 조해리의 창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조해리의 창은 심리학자 조셉 루프트(Joseph Luft)와 해리 잉햄(Harry Ingham)이 개발한 자기 인식 및 대인 관계 개선에 대한 도구입니다. 이 모델은 열린 창, 보이지 않는 창, 숨겨진 창, 미지의 창 이렇게 네 개의 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열린 창(Open Area): 자신도 알고 타인도 아는 영역입니다. 이 영역이 클수록 서로 더 신뢰할 수 있고, 의사소통도 더 원활합니다.

보이지 않는 창(Blind Area): 자신은 모르지만 타인은 아는 영역입니다. 말버릇, 무의식적인 행동, 타인이 인식하는 나의 태도 같은 것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숨겨진 창(Hidden Area): 자신은 알지만 타인은 모르는 영역입니다. 개인적인 비밀, 내면의 감정, 숨기고 싶은 생각이나 감정 같은 것들이 이 영역에 속합니다.

미지의 창(Unknown Area): 자신도 모르고 타인도 모르는 영역입니다. 잠재된 능력, 무의식적인 동기, 아직 발현되지 않은 성격적 특성 같은 것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이 네 가지 영역의 조해리의 창은 사람마다 각 창의 비중이 다를 텐데요, 대부분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을 거예요. 가까운 친구하고는 열린 창의 비중이 클 것이고, 처음 만난 사람과는 열린 창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 작을 겁니다.

열린 창의 비중이 큰 친구와 있을 때 우리는 편안함을 더 많이 느끼고, 열린 창의 비중이 작은 낯선 사람과 있을 때는 더 긴장하게 될 거예요. 긴장감을 느낀다는 건 다른 말로 긴장하느라 우리가 에너지를 쓰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친구와 있을 때는 이 에너지를 쓰지 않으니까 더 편안하고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일 겁니다.

이를 우리 삶 전반으로 확대해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대체로 열린 창이 큰 사람과 열린 창이 작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열린 창의 크기를 키울 수 있을까요? 당연히 나머지 세 개의 창의 크기를 줄이면 열린 창을 키울 수 있습니다.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보이지 않는 창은 내 눈에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통해서 볼 수 있는 창입니다. 다시 말해 이 창은 다른 사람이 주는 피드백을 수용했을 때 창의 크기를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나는 ‘열린 사람이야.’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이 창이 큰 경우도 많거든요. 저도 이 창의 개념을 모르던 시절에는 내가 생각지도 못한 피드백을 받았을 때 상대가 나를 잘못 알고 있다고만 생각하고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어느날 상대의 의견을 수용하고 나니 개선을 하게 되고, 한결 편안해지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그 이후에는 상대의 의견을 더 진지하게 듣고 수용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개선할 점에 대해 솔직한 피드백을 받았을 때 대부분 부정하거나 방어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불편하더라도 수용하게 되면 내가 더 멋지게 성장하는 계기가 됩니다. 물론 피드백을 주는 사람이 제대로 된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두 번째, 숨겨진 창에는 내가 드러내고 싶지 않은 나의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아마도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드러내기를 꺼려하는 이야기들일 겁니다. 하지만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의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조금씩이라도 용기를 내서 안전한 대상에게 먼저 드러내는 시도가 필요합니다.

세 번째, 미지의 창은 깜깜이 창이라고도 하는데요 나도 상대도 모르니까 발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또는 태생적으로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는 상처일수도 있고, 아직 발견하지 못한 우리의 잠재력일 수도 있습니다. 이 창은 깊은 성찰이나 다양한 경험을 통해 발견하고 줄여갈 수 있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자신을 발견하는 한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제 안 매우 깊숙한 곳에 있는 신념을 발견하고는 한결 홀가분해진 기분을 느끼고 있습니다. 미지의 창이 확 줄어든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살펴보았듯이 보이지 않는 창, 숨겨진 창, 미지의 창 모두 우리가 노력하면 줄일 수 있습니다. 이 창들을 줄여서 열린 창을 키울수록 우리는 우리의 에너지를 더 발전적인 곳에 건강하게 쓸 수 있습 것입니다. 나를 숨기느라 또는 다른 사람의 의견에 저항하느라 쓰는 에너지를 더 중요한 일에 사용할 수 있으니까요. 저는 이것이 잡스와 저커버그가 본인의 에너지를 집중하기 위해 옷차림을 단순화한 것과 같은 원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옷차림을 단순화해서 더 중요한 일에 에너지를 썼듯이, 세 개의 창을 유지하느라 쓰는 에너지를 줄여서 더 중요한 일을 성취하며 살아갔으면 합니다.

권경숙 코치는

권경숙. 기자와 편집장으로 오랜 조직 생활을 했고, 사내 코치를 겸임하면서 같은 상황에서 팀장과 구성원들의 갭이 어떤지를 생생하게 경험했다. 언론학 석사, 경영학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으며, 특히 조직의 성장과 성과가 어우러지도록 만드는 피드백 코칭을 주제로 다양한 형태의 강의 및 코칭을 진행하고 있다. 과학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코칭책과 과학책을 번갈아 쓰면서 사람과 세상으로 탐구하며 살고자 한다. 저서로는 <강팀장을 변화시킨 열 번의 코칭>(공저), <궁금했어 과학사> <궁금했어 첨단소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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