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의 기반한 의사결정은 현대 경영에서 꼭 필요한 요소가 되었다. 비즈니스에 대한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분석을 위한 데이터 과학이 급속도로 발전되었기 때문이다. 활용만 잘 한다면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다. 이를 방증하듯 최근 포춘지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90% 이상의 기업이 데이터 관련 인프라에 투자를 늘렸다고 한다. 데이터 활용을 위해서 기업들은 관련 인력을 충원하고, 인프라 구축에 돈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이 생긴다. 과연 비즈니스상의 의사결정에 있어서 데이터 분석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을까? 런던시티대 경영대학원 오구즈 아카르(Oguz A. Acar)교수는 그의 연구에서 데이터와 분석만을 중요시하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직관에 기반해서 세운 가설을 테스트하기 위해 122개의 기업으로부터 혁신 프로젝트에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리고 실행할 혁신 프로젝트를 결정하는 과정을 사례로 만들어 분석했다는 것이다. 사례분석은 의사결정 의존도를 데이터분석, 직감, 휴리스틱 세가지로 구분하여 진행했고, 다시 휴리스틱은 가장 많은 점수를 받은 결정, 가장 경험이 많은 팀원의 결정,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원하는 옵션에 의한 결정으로 나누어 진행하였다.
실험결과는 놀라웠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이 데이터에 대한 관심은 높았지만 비즈니스 의사결정을 위한 활용도는 높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직감이나 간단한 휴리스틱과 거의 비슷했다는 것이다. 또한 가장 많이 사용된 의사결정은 분석, 직감보다 휴리스틱 이었고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점수를 받은 옵션이었다는 것이다.
이 결과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데이터 분석에 의한 의사결정이 효율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정확도는 높을 수 있지만 느리기 때문이다. 또한 데이터는 많지만 분석에 대한 창의성이 떨어지거나, 쓸만한 데이터가 없는 경우도 많았다는 것이다. 의외로 간단한 휴리스틱과 직감을 활용한 경영자들은 의사결정 속도는 훨씬 빨랐고, 정확성은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이 연구는 AI와 데이터가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많은 시사점을 보여주고 있다. 데이터 분석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기에 서로의 단점을 상호보완하기 위해서는 창의성을 기반으로 한 통찰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위의 내용을 바탕으로 코칭 업계와 코치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코치들은 데이터 분석과 직관, 경험을 조화롭게 활용하는 통합적 의사결정 역량을 갖춰야 한다. 코칭 과정에서 수집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분석 결과를 맥락에 맞게 해석하고 적용할 수 있는 창의적 사고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둘째, 코칭 업계는 데이터 활용과 관련된 교육과 훈련을 강화해야 한다. 코치들이 데이터 분석 도구와 기법을 익히고, 이를 코칭 실무에 효과적으로 접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셋째, 코칭 기업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코칭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수집, 저장,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이를 코치들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넷째, 코치들은 데이터 분석에만 의존하지 않고 직관과 경험에 기반한 의사결정 능력도 함양해야 한다. 복잡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데이터만으로 최선의 해법을 찾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코칭 전문가로서의 통찰력과 판단력을 지속적으로 연마해 나가야 한다.
다섯째, 코칭 업계는 데이터 활용과 창의성 개발을 아우르는 연구와 실험을 활성화해야 한다. 데이터 기반 코칭의 효과성을 입증하고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학계와 현장의 협력을 통한 실증적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여섯째, 코칭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데이터와 창의성의 융합을 도모해야 한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코칭의 새로운 기회와 방향성을 모색하는 한편, 창의적 발상을 더해 차별화된 코칭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데이터 기반 코칭이 업계의 중요한 화두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고객 니즈와 행동 패턴을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코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동시에 데이터 분석에만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코칭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는 코칭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도구일 뿐, 창의성과 혁신을 주도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며 "데이터와 창의성의 조화로운 융합이 코칭 업계의 미래를 가늠할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상진교수는 프로그램 개발자 출신의 경영학자이다.
그는 통계학을 전공한 뒤 1997년 삼성SDS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그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디지털이라는 개념이 모호한 2000년대 초반 삼성미술관에서 디지털 콘텐츠개발을 했으며,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삼성그룹의 HR전문가로 성장해 갔다. 이후 제일기획에서 창의, 혁신의 분야에 매진하며 창의적 인재의 육성과 창의적 조직에 대한 전문 역량을 키워 나갔다. 약 19년간의 조직생활을 마감하고 지금은 국내 최초 경영전문대학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의 경영학과 교수를 거처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인적자원경영 MBA과정 주임교수로 있으며, 강의와 KCI 등재논문이 41편으로 다양한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그의 이력은 독특하다. 통계학 전공을 기반으로 학교에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삼성그룹에서의 HR전문역량을 바탕으로 기업의 리더와 조직구성원에게 필요한 역량에 관심이 많다. 제일기획에서의 창의, 혁신과 디지털 경험은 최근 기업에 화두인 AI와 블록체인 기술을 경영학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기업에 컨설팅과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경영학자로서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조금 특별하다. 데이터와 기술을 기반으로 분석적 사고를 하고 있지만, 동시에 사람을 중심으로한 직관적 사고를 즐겨한다. 지금까지 그의 저서로는 “아웃오브박스”,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AI 리더십” 등이 있다.
현재 그는 한국코치협회 명예코치, 해군발전자문위원회 HR혁신분과위원, 재단법인 한국스마트농업연구원 이사이자 교육 및 인큐베이팅 센터장을 겸하고 있다.
저작권자 ⓒ 한국코칭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