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교수의 AI 코칭 리더십] 패턴을 깨고 창의성을 이끄는 코칭: 사고의 틀을 넘어서

한국코칭신문 승인 2024.11.22 23:13 의견 0

출처 : DALL-E

뇌를 게으른 상태로 두지 마라. 패턴 박스 (Pattern Box)

인간의 뇌는 게으른 놈이다. 늘 편안한 것을 추구한다. 눈에 익은 환경과 일을 기본적으로 선호하기 때문에 패턴(Pattern)이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패턴박스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패턴은 “인식의 틀” 이라고 할 수 있다. 사고의 효율을 갖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우리의 뇌는 효율적인 사고를 위해 늘 하던 대로 사고하도록 작동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의 인식은 때론 매우 부정확한데, 이 잘못된 인식의 틀이 사고의 한계를 만드는 것이다. 하버드대 교육학과 “데이비드 퍼킨스(David N.Perkins)” 교수는 잘못된 사고 가운데 90%가 “논리의 잘못이 아니라 인식의 잘못”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인식이 잘못되면 논리가 아무리 훌륭해도 해답은 쓰레기와 같다고 한 것이다. 이것을 “눈먼 어리석음의 매커니즘”이라고 부르는데, 그는 대부분 사람들의 사고과정은 대개 그럴듯한 증거를 찾아내면 생각을 멈추는 형태를 취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입장을 취하면 그것을 지지하는 증거를 찾고 우리가 취한 입장을 지지해줄 만한 “이치에 맞는” 증거를 발견하면 생각을 멈추는 식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사람은 자기가 선호하거나 고수하려는 견해에 부합되는 첫 번째 주장이 나오면 그것을 채택하고, 더이상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심리학에서는 이를 '말이 된다(make sense) 규칙'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런 규칙을 사용하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가 어떤 자극에 대해 우선적으로 감정반응부터 하고 나서 그 다음에 판단이나 추론을 하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이러한 “눈먼 어리석음의 매커니즘”을 벗어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세계적인 곤충학자 파브르(Fabre)는 “원형쐐기벌레” 라는 곤충을 가장 좋아했다고 한다. 이 곤충들의 특징은 맨 앞에서 기어가는 리더가 실 같은 자국을 남기면 뒤를 따르는 벌레들이 일렬로 그 뒤를 따라간다는 것이었다. 호기심이 발동한 그는 재미있는 실험을 진행했다. 만약 선두를 따르는 것이 쐐기 벌레들의 본능이라면 이 녀석들을 원형으로 놓으면 어떨까? 결과는 끔찍했다. 무려 6일 동안 먹지도 않고 자국을 따라 뱅뱅 돈 것이다. 사람으로 따지면 마라톤 풀코스를 3.5회 왕복한 것과 같은 거리란다. 결국 대다수가 지쳐죽고 한두 마리가 남자 대형을 깨고 먹이 쪽으로 움직였다. 만약 이 녀석들 중 한 마리만 원형틀에서 빼내었다면 대다수가 죽는 참사는 발행하지 않았을 것이다. 즉 외부 자극이 하나의 연속된 패턴을 깨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고정관념인 “패턴박스”를 깨기 위해선 “느린 생각”을 해야 하는데,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은 자신의 저서 “생각에 대한 생각”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은 두 생각체계 (Two System)에서 나온다고 했다. “빠른 생각(System one)”과 “느린 생각(System two)”이 그것이다. 그는 사람들이 눈먼 어리석음의 매커니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빠른 생각”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본능적인 반응에 가까운 습관적, 직관적, 충동적인 사고체계의 산물이다. 바로 “패턴적 사고”에 의해서 나오는 것이다.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날개 없는 선풍기” 사례를 살펴보자. “선풍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여러분들은 어떤 대답을 하겠는가?” 아마도 거의 대부분이 “날개”라고 답할 것이다. 선풍기는 바람을 만들어 내는 제품이고 날개가 없으면 바람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바로 선풍기라는 “패턴박스”에 갇힌 사고이다. 이 패턴을 깨고 날개 없는 선풍기를 만든 사람이 영국 다이슨사의 CEO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이다. 그는 화장실에 설치되어 있는 핸드 드라이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날개 없는 선풍기를 개발하게 되었다고 한다. 선풍기는 날개가 있어야 한다는 “빠른 생각”을 한 것이 아니라 “왜 선풍기에 날개가 필요할까?”라는 “느린 생각”을 한 결과였다. 제품을 개발하는데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결국 출시하자마자 대박을 터뜨리는 상품이 되었다. 그는 초기의 아이디어는 단순했지만 이것을 실현시키는 데 투자한 노력은 정말로 힘들고 어려웠다고 말한다.

위의 내용을 바탕으로 코칭 업계와 코치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코치들은 코치이가 자신의 고정관념과 사고의 틀에 갇히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코치이가 문제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을 다양화하고, 기존의 패턴에서 벗어나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게 이끌어야 한다.

둘째, 코칭 과정에서 코치이가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숙고하고 깊이 있게 사고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섣부른 판단이나 즉흥적인 결정보다는 '느린 생각'을 통해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셋째, 코치는 코치이에게 다양한 자극과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사고의 유연성을 기를 수 있게 해야 한다.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과 아이디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코치 양성 과정에서 창의적 사고 훈련을 필수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 단순히 코칭 이론과 기술을 전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연하고 혁신적인 사고력을 기를 수 있는 실습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개인과 조직의 창의적 적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가운데, 코칭이 사고의 전환을 이끄는 혁신의 촉매제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패턴화된 사고에서 벗어나 유연하고 창의적인 인식의 전환을 이뤄내는 코칭 역량이 더욱 강조되는 시점이다.

오상진교수는 프로그램 개발자 출신의 경영학자이다.

그는 통계학을 전공한 뒤 1997년 삼성SDS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그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디지털이라는 개념이 모호한 2000년대 초반 삼성미술관에서 디지털 콘텐츠개발을 했으며,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삼성그룹의 HR전문가로 성장해 갔다. 이후 제일기획에서 창의, 혁신의 분야에 매진하며 창의적 인재의 육성과 창의적 조직에 대한 전문 역량을 키워 나갔다. 약 19년간의 조직생활을 마감하고 지금은 국내 최초 경영전문대학원인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의 경영학과 교수를 거처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인적자원경영 MBA과정 주임교수로 있으며, 강의와 KCI 등재논문이 41편으로 다양한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그의 이력은 독특하다. 통계학 전공을 기반으로 학교에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삼성그룹에서의 HR전문역량을 바탕으로 기업의 리더와 조직구성원에게 필요한 역량에 관심이 많다. 제일기획에서의 창의, 혁신과 디지털 경험은 최근 기업에 화두인 AI와 블록체인 기술을 경영학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기업에 컨설팅과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경영학자로서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조금 특별하다. 데이터와 기술을 기반으로 분석적 사고를 하고 있지만, 동시에 사람을 중심으로한 직관적 사고를 즐겨한다. 지금까지 그의 저서로는 “아웃오브박스”, “나는 왜 괜찮은 아이디어가 없을까”,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AI 리더십” 등이 있다.

현재 그는 한국코치협회 명예코치, 해군발전자문위원회 HR혁신분과위원, 재단법인 한국스마트농업연구원 이사이자 교육 및 인큐베이팅 센터장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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